예뻐지려다 '개턱' 된 내얼굴... '3D FIT' 으로 되살리자 - 병원소식

[한국대학신문 김윤미 기자] 30대 여성 A씨는
자신의 외모에 불만이 많았다. 기능상, 미관상 별 문제 없는
얼굴이었지만, 날이 갈수록 불만은 더해 갔다. 어느 각도에서
봐도 굴욕 없는 ‘V라인’과 TV 속 여배우처럼 샤프한 턱을 가지고 싶었다.

‘의느님(의사+하느님의 합성어)’의 손을 빌린 주변인들의 부러운 변신은 결국 A씨에게 결단을 내리게 했다. A씨는 병원 2곳을 유심히 골라 사각턱 축소수술, 앞턱수술, 광대축소 수술을 감행했다. 원하던 대로 찔릴 것처럼 뾰족한 앞턱, 완벽한 V라인이 생겼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듣고 싶은 말을 해 주지 않았다.

이른바 ‘개턱(과도한 사각턱
축소로 귀 아래의 턱이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칭함)’이라고 모두가 손가락질을 하는 듯했다. 성형에 관심 있는 친구가 A씨의 뾰족한 앞턱을 보고 바로 “너 너무 욕심부렸구나?”라고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A씨의 턱은 과도하게 깎인 것은 물론, 턱 중간에 2차각(앞턱과 옆턱이 이루는 부자연스러운 각도) 및 눈에 띄게 패인 부분이 나타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외모에 대한 자신감은 오히려 수술 전보다 더 떨어졌고, 그보다 더
힘든 건 자책감이었다. “멀쩡하던 얼굴을 괜한 제 욕심으로 이렇게 만들었다는 자책이 가장 괴로웠어요.” A씨의 말이다. 너무나 괴로워 수술한 병원 한 군데와는 소송까지
갔지만 보상받을 길은 없었다.

“원래의 얼굴로 돌아가기만 한다면 뭐라도 하겠다”던 A씨에게 방법이 생긴 것은 올해 초였다. 최신 기술인 3D 프린터를 이용한 안면골 복원수술 3D FIT을 접하고 나서였다.

앞턱에 박힌 나사만 제거하자는 ‘소극적인’ 재건 수술 제안과는 달랐다. 자신의 턱뼈를 그대로 3D 모델링해 3D 프린터로 뽑아내고, 그 단면에 딱 맞는 보형물을 만들어 넣는다는 기술이었다. 수술 전의 CT 자료가 있으면 수술 전의 모습까지도 3D 프린터로 찍어낼 수
있다. 두 턱뼈의 차이를 메워주는 보형물만 있다면 A씨가
원하는 대로 ‘원래의 얼굴’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3D FIT을 이용한 턱뼈 재건수술을 받고 난 A씨는 “사실 3D 프린터가
이런 데 쓰인다는 건 알지도 못했다”면서도 “비슷한 상황에서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용을 위한 의료 분야에서 3D 프린터의 ‘순기능’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효과적으로
구현한 사례가 바로 3D 프린터를 이용한 국내 개발 안면 조소술인
3D FIT이다.

3D FIT을 활용하면 어느 누구와도 다른 개인의 뼈 모양에 딱 맞는 보형물을 만들 수 있다. 뼈의단면은 매우 복잡해서 여기에 딱 맞는 보형물을 조각해내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어느 정도 맞을 듯하게 보형물을 만들어 끼워 넣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과거에는 아무리 뛰어난 의사라도 의사라도 하지 못하던 일을 3D 프린터가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사례의 A씨처럼 잘못된 안면윤곽 성형의 부작용에 시달리는 환자의 얼굴을
재건하는 데 이 기술은 특히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3D FIT 전문 에이치 성형외과 백정환 원장은 “A씨처럼 그 동안 잘못된 성형 부작용으로 사회 생활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괴로워하는 환자들을 많이 만났지만, 해 줄 것은 위로밖에 없었다”며 “3D
FIT의 개발로 이 같은 환자들에게 부작용 ‘0’의 결과를 선사할 수 있게 돼 의사로서도
기쁘다”고 말했다.

3D FIT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환자의 CT 자료를 통해 뼈 모양을 3D 모델링하고, 이를 3D 프린터로 출력한다. 그런
뒤 뼈 모양에 딱 맞는 보형물을 의사가 직접 손으로 만든다. 이 보형물을 보면서 환자와 수술 뒤의 모습을
짐작해 보고, 조율을 거친 뒤 수술에 들어간다.

백정환 원장은 “수술 뒤의 모습을 환자와 함께 예상해 볼 수 있으므로
실패의 위험성이 더욱 줄어든다는 것도 3D FIT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