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5년 07월 04일
환자의 선물이 전한 의미, 성형외과 의사로 살아가는 이유
백정환 원장이 성형외과를 선택한 이유와 어려운 재건수술을 받은 환자의 손편지·금속 작품을 통해 다시 생각한 의사의 역할을 기록한 글입니다.
아래 본문은 백정환 원장이 2015년 07월 04일 작성한 원문의 문장·사례·수치·판단을 빠뜨리지 않고, 맞춤법과 띄어쓰기만 교정해 정리한 기록입니다.
백정환 원장이 성형외과를 선택한 이유
제가 성형외과를 택한 이유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학생시절 실습돌때 성형외과는
제게 관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 이유 역시 아주 단순했습니다.
쌍꺼풀 수술하고 나온 보호자의 한마디 때문입니다.
"쌍꺼풀 잘 나왔다."
왠지 의사가 아닌 미용사 같은 느낌이 들어
거부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외과 실습을 돌면서
또다른 고민에 빠졌습니다.
암병동 실습을 돌 때였습니다.
병동에 대략 200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고,
하루에 최소 5명의 환자가 사망을
하는 병동이었습니다.
병동 간호사실에서
같은 의대실습생이나
간호사들과 농담 조차 주고 받을 수 없는
무거운 분위기가 제 자신의 생활 마음 상태까지
무겁게 만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인턴이 되어 하루 2시간도 잠잘수 없었던 시절
유일한 즐거움은 토요일 저녁
인턴방에서 동료들과
치킨 시켜 먹으면서
개그콘서트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마침 담당 병동에서 울려 퍼지는
코드블루 방송....
(심정지나 응급상황 발생시 병원전체에 되는 방송)
시끄럽게 울려대는 삐삐
먹던 치킨과 깔깔거리며 보던 개그 콘서트를 뒤로 하고
환자에게 달려가 CPR(심폐소생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보호자들이 울고 있었고,
다급한 간호사와 담당 레지던트 선생님이
심각한 표정으로 환자를 보고 있었죠...
얼마 지나지 않아 환자는 사망했고,
사망선고와 함께 엄숙한 분위기가
꽤오래 시간 지속되었습니다.
순간 머리에 스친 생각은
환자가 사망했다는 슬픔이나,
환자를 잃었다는 자괴감이 아닌
"치킨 다 먹었으면 어떻게 하지?"
"개콘 끝나기 전에 정리가 되려나?"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너무나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왠지 죄진듯한 느낌과 자책감,
자괴감이 몰려 왔습니다.
나라는 사람은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과 와는 맞지 않는가 보다.
그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내자신이 환자나 환자 보호자의 감정에
동화되는 것도 싫었고,
무덤덤해지는 내 자신의 모습도
받아 들이기 싫었습니다.
성형외과는 환자를 웃으며 만나고,
헤어질때도 웃을수 있는
유일한 의학분야입니다.
모든 경우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 환자와
농담을 주고 받을수도 있고,
환자와 장난도 칠 수 있는 유일한 과가 아닌가 합니다.
물론 이런 이유가
성형외과를 선택한 이유의 전부는 아니지만,
결정적으로 성형외과를 선택한 이유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환자와 웃고 만날수 있고,
웃으며 헤어질수 있는 유일한 과"
이기 때문입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오늘은 며칠전 포스팅한 환자의 선물이
제게준 의미에 대해 포스팅 하고자 합니다.
상담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https://blog.naver.com/ys100ps/220384277129
수술 과정과 결과는
아래링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ys100ps/220408371141
실밥을 뽑고
이제 수술한 결과가
어느정도 눈에 보이는 쯤에
환자가 제게 선물을 주셨습니다.
재건수술 환자가 보내온 선물
이렇게 예쁜 박스에...
리본까지 묶어서....
박스를 개봉하니
이렇게 예쁜 종이에 무언가가 들어 있습니다.
이런 선물 포장은
사람을 참 설레게 하는듯 합니다.
묵직한 곰인형과
또다른 작은 박스....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무엇보다
작은 엽서 봉투가 가장 궁금했습니다.
제가 보기랑 다르게
이런 아날로그 감성 좋아 합니다.
귀여운 팬더곰과
금속으로 만든 관절 인형...
그리고, 카드...
환자의 손편지
이런 손글씨 카드
너무 사랑합니다.
잘 회복되어준 환자에게도 고맙고
수술 전부터 수술 후까지
정말 많은 고민했던 환자이였기에
그 느낌 또한 남달랐던듯 합니다.
나사와 볼트로 만든 작품
나사와 볼트 전선으로 만든 인형입니다.
너무 멋지지 않나요?
이런 아이디어와
제작 능력 정말 맘에 듭니다.
어찌보면 정말 건조한
금속 부속들을
이렇듯 감정적인 형태로 만들어내는
장인들....
전 개인적으로 이런 작품 굉장히 좋아 합니다.
www.602art.com
작품입니다.
너무 맘에 들어서
제 진료실 책장에 위치시켰습니다.
나름 어울리지 않나요?
제 진료실 와본 분은 아시겠지만
저 선반 바로 위에
각종 소품들이 놓여 있습니다.
진료실에 남은 환자의 선물
이 팬더곰은
워낙은 책장에 책이 넘어 지지 않도록
지지하는 용도랍니다.
하지만, 책장에 놓기보다는
이렇게 놓는게 더 이뻐 보여서...
요렇게 위치 시켜 봤습니다.
왠지 더 느낌 있지 않나요?
팬더 표정 정말 귀여운듯 합니다.
이런 느낌도 괜찮지 않나요?
대나무는 아니지만....
인형 하나 갖고 별짓 다한다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이게 사는 재미이고,
사는 맛 아닐까 합니다.
환자와 함께 웃을 수 있는
성형외과의사의 삶
제가 바라는 삶입니다.
원문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질문과 답변
백정환 원장은 왜 성형외과를 선택했다고 했나요?
환자와 웃으며 만날 수 있고 웃으며 헤어질 수 있는 의료 분야라는 점을 결정적인 이유로 설명했습니다.
환자는 어떤 선물을 보냈나요?
손글씨 카드와 팬더곰 북엔드, 나사·볼트·전선 등으로 만든 금속 작품을 보냈다고 기록했습니다.
환자의 선물은 어떤 의미로 남았나요?
어려운 수술과 회복 과정을 함께한 환자의 마음이 담긴 선물로, 의사로 살아가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 경험으로 기록했습니다.
작성 및 의학적 내용 감수: 백정환 원장 / 에이치성형외과
이 글은 2015년 07월 04일 작성된 백정환 원장의 원문과 당시 경험·견해를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원문에 없는 경력·성과·수술 건수·의학적 주장은 추가하지 않았습니다.



